나의 질의응답

2001-11-19
도서관에서 일하시는 모든 분들께...
작성자 경**4
조회 2230
저는 경영 4학년 학생입니다. 우선 자판기철거합의과정에 분명히 잘못됨이 있으나 로비의 자판기 철거 원칙 자체에는 찬성하는 바입니다. 그러나 최근 취업난이 계속 되면서 신관열람실에는 늦은 시간에도 수많은 학생들이 공부 를 하고 있습니다. 도서관관계분들도 한번쯤은 밤을 지새워 공부를 해보신적이 있을 것입니다. 잠이 쏟아질 때 뭐가 가장 머리에 떠오르든가요? 아마도 150원짜리 자판기 커피일 것입니다. 근데 학생들에게 그토록 중요한 의미를 가지 는 자판기를 사전 토의도 없이 철거한 것은, 단순히 학칙과 원리원칙을 내걸고 철거한 것 은 자판기의 현실적인 필요성을 너무 가볍게 생각하신 것이 아닌지요? 저는 이번에 다시 한번 공무를 보시는 분의 일처리답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공적인 업무를 하신는 분들이 가장 중시할 것이 일관성과 원리원칙이라고 생각합니 다만 경찰청조차 케릭터를 거리에 내세우며 교통홍보활동을 할 정도의 시대가 되었거만 하물며 대민복지서비스기관(?)이라고 할 수 있는 도서관에서 합의가 지연된다는 이유로 말도 없이 일을 처리한 것은 매우 시대에 뒤떨어지는 행정처리라고 아니할 수 없습니다. 이제 겨울이 다가옵니다. 행정업무를 담당하시는 분들 중에 겨울밤에 신관화장실에서 큰볼일(?)보신 적이 있는지요? 아직 경험이 없으시다면 신관에서 밤늦게 공부하시다가 경 험해보십시요. 아래(?)에서 느껴지는 혹한(?)이 장난아닙니다.... 뭐 그렇다고 화장실에 대해서는 크게 불만을 표시할 처지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매일 청소하시는 아주머니 덕분에 상식이하의 지저분함을 자랑하는 우리 학생들의 만행을 가까 스로 감출 수 있으니 말입니다. 그러나 도서관 3~4층에서 공부하다가 시험은 얼마 안 남았고 기분은 찹잡한데 졸음은 오 고 그럴때 계단을 한참 내려가 찬바람 몰아치는 밖에 나가서 커피를 마셔야 하는 불쌍한 우리들의 입장도 도서관에서는 당연히 감안하셔야 했고 철거가 도서관의 의지였다면 이해 할 수 대안을 제시했어야 했을 겁니다. 아마도 도서관측은 밖에 있는 한군데의 매점과 뒤에 있는 휴식공간을 감안해서 별로 부 족함이 없다고 판단하신 듯 한데, 매점은 영업시간이 정해져 있고, 뒤에 있는 휴식공간은 바깥 기온과 별로 다를 바가 없을 정도로 추워서 의자에 앉아 있으면 덜덜 떨릴 정도 입니 다. 혹시 치질이라도 걸릴까봐 계속 않아있기도 맘에 걸립니다. '뭐 잠도 깨고 좋지'라고 농 담삼아 말씀하실 수도 있습니다만 그건 그냥 농담으로 끝이 날 일이지만 도서관 관리에는 그런 걸 반영하시지는 말아 주십시요. 언제가 신관에 개인 사물함에서 책을 꺼내는 저에게 어떤 정장을 하신 어르신이(추측컨 데 우리 학교 교직원이신 것 같았습니다. 도학위의 명칭을 아시는 것을 보면...) 말씀하시 더군요. 위험하게 이게 뭐하는 거냐고. 그러면서 책은 학생들이 좀 들고 다니면 되지 않냐 며 아침부터 잠도 들껜 저에게 역정을 내시더군요. 갑작스런 그분의 역정에 하도 어이가 없어서 예의가 아닌 것은 알지만 흥분이 되어 한마 디만 해드리고 열람실에 들어와버렸습니다. '저희들의 가방은 지금도 충분히 무겁습니다. 공용사물함이 저희에겐 꼭 필요합니다.'그분은 저의 말이 이해가 안 되시는지 계속 뭐라 고 화를 내시는 데 사람들이 몰려들고 해서 그냥 그 자리를 피했습니다. 위험하다는 그 말씀이 맘에 걸려서 저는 맨꼭대기에 있는 저의 사물함을 그날 밤에 당장 치웠습니다. 신관에 카페트의 경우에도 그렇습니다. 발자국 소리가 줄였다는 점에서는 정말 좋은 아 이디어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구관과 달리 신관에는 길목에만 덮었기때문에 카페트타 일사이가 쉽게 떨어져 걸어다니다가 걸리기가 다반사입니다. 일 하시는 아저씨께서 매번 수고스럽게 수리하시지만 수많은 구두들이 드나드는 열람실 입구의 타일은 늘 말썽입니 다. 이것도 도서관이용자들의 동선과 열람실입구의 좁은 공간의 특성에 비하여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오고간다는 것을 감안해서 카페트나 그 대체재를 설치했어야 했다고 생각 합니다. 좀더 도서관 이용자의 입장에서 좋은 일을 하셨더라면 유지보수를 맡으시는 분의 고생도 들고 시각적으로 더 낫지 않았을까요? 그러나 한 가진 정말 잘 하셨습니다. 언제가부터 아침 햇살이 열람실 창으로 들어오지 않 더군요. 덕분에 아침에 공부하기가 한결 좋아졌지 뭡니까. 속으로 '야, 정말 쪽집개시구 나' 라고 생각했습니다. 아마 아침 일찍 와서 창가에 앉는 사람들은 다들 속으로 기분이 매 우 좋았을 것입니다. TV프로에 체함 삶의 현장이라는 게 있습니다. 도서관을 관리하시는 관장님이하 여러분! 돌아가면서 하루쯤은 일반 학생들과 함께 새벽6시부터 자정까지 공부해보십시요. 지금도 각자의 업무에 수고하시는 것은 알지만 이왕 수고하시는 거 좀더 효율적으로 수고하시는 게 좋지않겠습니까? 직접 체험하시고 '아, 이런게 불편하겠구나. 야, 저런 학생은 참 공중도덕의식이 약하구 나. 뭔가 의식개선홍보를 기획해야겠구나.'같이 느끼신 점을 현실적으로 가능한 더할 건 더하고 뺄 것은 빼서 행정업무를 보신다면 경북대학교 도서관은 대한민국 대학 도서관에 서 제일이 될 것입니다. 언제가 귀가길에 이런말을 들었습니다. '경대도서관이 서울대 도서관보다 공부가 잘 되는 것 같다' 바로 그 곳에서 공부를 하는 저도 기분이 좋았는 걸요. 경북대에서 공대가 아니라 우리도서관이 우리 대학의 자랑거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왜나하면 경북대 도서관 신관은 우리 대학의 모든 전공학생들이 열심히 공부하는 곳이 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