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nA

2009-06-15
장르문학 차별시정 요구
작성자 김*훈
조회 92
답변글
작성자 : 안창숙        답변일 : 2009/06/15
제목 : [RE]장르문학 차별시정 요구

먼저 답글이 늦었습니다..

대학의 도서관은 한정된 예산으로 전 구성원의 요구를 수용해야 하고
그 기준은 연구중심이 늘 우선순위가 됩니다

예산이 늘지 않은 상태에서, 해마다 도서구입 요구는 늘어만 가는 현실에서
아무래도 연구와 수업 위주의 도서를 우선적으로 구입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학생이 요구하고 주장하는 논지는 충분히 받아들이고 이해가 갑니다만
특정장르의 도서를 우선순위에서 배제한 것 뿐이고 다른 이유는 없습니다

차후 이 문제는 장서선정위원회에서 충분히 논의한 뒤
해결방법을 모색해 보겠습니다

더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도서관 수서과로 문의주세요


-도서관 수서과 안창숙 (950-6513)- 도서관 직원
답변글
작성자 : 김명훈        답변일 : 2009/06/15
제목 : 답변 감사합니다만 부족한 부분입니다.

만족스럽지는 못하지만 답변해 주신 것 감사합니다.
미진한 부분에 대해서 간략히 언급하겠습니다.

먼저 우선순위에서 배제하는 것과 구입자료 대상에서 근본적으로 배제되는 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죠. 차별 의도는 없었다고 하시니 차후로 판타지 소설과 무협 소설은 구입자료 대상이 아니라는 황당한 메시지는 보지 않을 것으로 믿습니다.

예산은 매우 현실적인 문제이며 또 중요합니다. 저도 비현실적인 요구를 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차별 의도가 없다면 심각한 결과적 차별도 없어야 합니다. 말로는 차별이 없다고 하면서 실제 신규 구매수가 0이라면 사실적인 차별이 있다고 밖에 볼 수 없죠. 그러니 구매신청 도서가 모두 자격미달이면 모를까 그렇지 않다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일부만은 실현되어야겠죠.

앞으로 장서선정위원회에서 충분히 논의된다고 하셨으니 합리적인 해결책이 제시되리라 믿습니다. 아울러 이렇게 고생시켜드려서 죄송하니 저 역시 조금은 책무를 져야겠죠. 지난 3개월 정도의 신규 자료구매목록과 통계자료를 주시면 참고하실 만한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미 전산분석처리가 되었을 테니 어려운 일이 아니겠죠? 17일(수)에 수서과로 찾아뵙기로 약속드리며 이렇게 학생의 의견에 귀 기울여 주시는 데 감사드립니다. 사회과학대학정치외교학과 학부
질문글
장르문학 차별시정 요구

목요일에 자료구입 신청거부에 대한 문제제기를 한 학생입니다. 엉뚱한 리플만 달리고 도서관의 명확한 답변이 없어서 이렇게 다시 씁니다. [예약도서]라고 달린 리플은 아마도 다른 글이 삭제되면서 생긴 해프닝이라고 믿습니다.

제 요구는 간단합니다.
자료구입에 있어서 판타지 소설과 무협 소설의 무심사 부적격 판정을 즉각 취소하고 다른 장르와 유사한 정도의 심사절차를 거쳐 달라는 것입니다.

제가 신청한 자료의 저자가 얼마나 뛰어난 판타지 소설가이고, 판타지 소설이 SF나 다른 장르문학보다 못할 것이 없다는 것은 전 글에서 설명했습니다. 참고삼아 맨 밑에 첨부합니다. 국내 일부 판타지 무협 소설의 문제점이 있다고 해서 모든 판타지 무협 장르 자체를 매도할 순 없는 것입니다. 장르의 위상과 가치에 따라 대우가 달라져야 하는 것은 인정하지만 원천적으로 특정 장르를 배제하는 것은 과잉대처라고 생각합니다.

밑에 노태길 학우분이 지금 들어와 있는 판타지 소설을 언급하셨는데 이는 자료구입 심사기준 변경전일 가능성이 높으니 별 문제는 아니겠죠. 이미 들여 놓은 것을 빼라는 것이 아니라 특정 판타지 소설의 가치를 논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국외판타지 소설은 인정한다든지 미국 국회도서관 소장 자료를 심사기준으로 하는 것은 현실적 대안이 될 수는 있어도 원칙상으로는 맞지 않다고 봅니다. 외국 장르에 한정하는 것도 아닌데 국립 대학교 도서관의 소장 자료를 외국 것이나 외국의 소장 자료로 기준을 삼는 다는 것은 우스운 일입니다. 또한 국내 장르문학에 문제가 있다고 해서 국내 것만 심사에서 제외하자는 것은 장르문학에 대한 본질적 차별과 무엇이 다릅니까? 조금 수고스럽더라도 심사의 기회는 전면적으로 개방되어야 합니다. 물론 특정 장르에 대해서 심사의 현실적 어려움을 호소한다면 나름의 심사기준을 제시하며 협조할 생각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그 기준이라는 것이 무협소설의 대가인 김용조차도 주관적 판단이라고 하는 도서관에서는 받아들이기 쉽지는 않을 겁니다. 하지만 그렇다면 학회나 전문가의 자문을 받지 않고서야 누가 그 책의 가치를 논할 수 있단 말입니까? 이럴 때일수록 마니아들의 전문적 안목을 보편적인 근거와 더불어 활용할 때입니다.

말이 길었습니다. 도서관의 성실한 업무와 방대한 자료에 늘 감사하는 이용자의 한 사람으로서 부디 긍정적인 답변이 있기를 기대합니다. 혹 이런 건의가 게시판의 성격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시거든 권한 있는 담당자를 소개시켜주시기 바랍니다. 직접 담판을 짓던지 학생회를 통해서 문의해보겠습니다.







조지R.R.마틴과 판타지 소설

제가 신청한 자료의 저자는 장르문학의 노벨상인 휴고상과 네뷸러상을 수상한 저명한 작가이며 판타지 소설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흥행을 보아도 출간직후 아마존 베스트셀러 1위와 뉴욕타임즈 선정 픽션 부분 베스트셀러 1위에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2007년 미국 HBO방송국이 공식적으로 드라마화 하기로 결정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훌륭한 작가의 대단한 작품이 단지 판타지 소설이기 때문에 대학교 도서관에 소장될 가치가 없다는 것이 말이 됩니까? 휴고상은 매년 전 해의 최우수 과학소설과 환상문학에 수여되는 상입니다. 즉 SF와 판타지 소설에 수여된다는 소리죠. 도대체 우리 도서관은 무슨 근거로 SF에 비해 판타지 소설은 그 수준이 떨어진다고 생각하는지 연유를 밝혀 주시기 바랍니다. 아울러 밝혀두지만 세계 3대 판타지 작가 중 한명인 어슐러 르 귄과 앰버연대기의 작가 로저 젤라즈니 역시 휴고상을 수상한 SF 판타지 소설 작가입니다.

무엇보다 SF와 판타지 소설은 같은 장르 문학의 일종일 뿐입니다. 우리 도서관이 언제부터 장르문학에 대한 차별을 시행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순수문학만을 위한 고답적 도서관을 지으려면 모든 장르문학을 다 소장 부적격 자료로 취급해 주시죠. 도서관의 특성상 장르문학보다 순수문학을 우대하는 것은 부정하지 않고 오히려 당연하다고 봅니다. 하지만 단지 장르문학, 그 중에서도 판타지 소설과 무협소설이라는 이유만으로 심사의 가치도 없이 모두 소장 부적격으로 처리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습니다.
사회과학대학정치외교학과 학부